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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얼마나 모르겠는지 얼마나 모르겠는지 ‘나는 바이다. 그런데? 그래서?’물음표만 두 사람 사이에 걸려있다. 두 바이가 마주앉아서, 우리가 바이라는 것이,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바이모임에 오고 있지만, 그밖에 바이로 정체화한 친구들이 몇 있다. 어떡하다가 알게 된 사람들, 친구의 친구들, 그들은 바이다. 그리고 자기에 대해 어떤 단어도 쓰지 않지만 과거에 또는 현재에 ‘동성애’라고 할 만한 경험 또는 기억 따위를 갖고 있는 또 다른 친구들이 있다. 또 다른 친구들, 그들은 더욱이 그 친밀함의 시간에 대해 어디에서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꺼내놓았다가는 어쩌면 가차 없이 깎아내려질 것이다. 훼손될 것이다. 청자들은 그들의 또 다른 시간들로 그 친밀함의 시간을 난도질할 것이다. 그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그들.. 더보기
[연재] 강랑의 커밍아웃 이야기-1- “괜찮아, 결혼만 남자랑 하면 돼.” 5년 간의 대학교 생활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그들과의 인연을 이야기 할 만큼 친한 친구들이었다. ‘친할 만큼 친해졌다’고 생각한 나는 어느 날 그들 앞에서 내 성적 지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난 바이섹슈얼이야.” 말이 끝나자 분위기는 ‘아주 조금’ 어색해졌다. 단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뜻을 되묻는 친구,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친구, 분위기를 살피고는 있었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친구 등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아주 조금 어색해지긴 했지만 PC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분위기를 앞장서서 깨어버린 친구가 있었다. “그래, 강랑아. 그래도 결혼은 남자랑 할 거지? 어쨌든 결혼만 남자랑 하면 돼. 알았지?” 명절을 맞아 집에 내려온 .. 더보기
[여는 글] 첫 웹진, 첫 이야기 2013년 9월 15일, 무덥던 때. 발목까지 내려오는 녹색 원피스를 입고 모임에 나갔다.첫 회의였다. 웹진을 만들자는 말이 나왔다. 웹진 발행 전 마지막 회의를 한 건 다음 해 2월 28일.샛노란 코트를 단단히 여며 입고 나간 날이었다. 겨울의 끝자락이었지만 아직 추웠다. 처음 말이 나온 순간부터 마지막 회의까지 166일의 시간이 흘렀다.그 동안 사람 넷이 모였고 글 8편이 쓰였다. 거기다 멋진 기고문을 보내 주신 집삵님과, DVD 대여부터 웹진 편집까지 구석구석 도움을 주신 캔디님,웹진이 자리잡을 티스토리 초대장을 제공해주신 페니드님까지.이 분들의 도움을 받아 첫 웹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막연했던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마감까지 어겨 가며 제일 늦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