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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4호] 가족?!?

[인터뷰] 팬섹슈얼 카노의 게이인권단체 표류기 -1-

* 2016년 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의 인터뷰에서 카노님을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짧게만 나누었던 카노 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픈 마음에, 이번에는 카노 님을 모시고 바이모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카노 님은 팬섹슈얼(Pansexual, 범성애자) 정체성을 가지고 '친구사이'의 책읽당 소모임, 지보이스 합창단, 회원지원팀 등에서 활동하며, 2016 퀴어문화축제 기획단까지 함께하며 아주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바이모임이 궁금했던 카노 님의 이야기가 독자 분들에게도 가까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 벽장을 열고 애인과 광장을 만나다

이브리: 오랜만에 인사 드려요. 지난 '친구사이'와의 인터뷰 당시 2014년 시청 농성 이야기도 있었고 친구사이에서 활동했던 이야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군대에 관한 이야기도 언급해 주셨는데요. 괜찮으시다면 그 이야기들을 조금씩 천천히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청 농성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던 상황도 궁금하네요.

카노: 네, 반갑습니다! 저의 경우 애인을 사귀게 되면서 벽장문을 열고 나온 케이스예요. 그 전에는 제가 오랫동안 봐왔던 남자친구를 몰래 짝사랑하기만 했죠. 군대 가서는 옆에 있던 동기를 짝사랑하고…. 그러다 보니 저를 게이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조용히 살고 있었죠. 그런데 전역하고 나서 어쩌다 보니 여자친구도 사귀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 나는 게이가 아닌가 보다. 그땐 우정이었 나보다’ 하고 잊고 지냈어요. 그러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는데 그때 동성인 친구가 또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부터 계속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봤어요. ‘게이인데 여자도 좋아해요.’ 라고 검색을 하니까 바이섹슈얼, 팬섹슈얼 이런 게 뜨더라고요. 어플 같은 것도 있어서 깔아보고. 그러다가 이제 여기서 ‘CD(크로스드레서) 모임’을 나가게 됐는데 그땐 호기심이었어요. ‘내가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나?’ 그래서 나가게 됐는데 되게 좋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친분도 쌓게 되고, 멋진 친구도 있어서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됐어요. 그 친구는 MTF(Male-to-Female, 트랜스젠더 여성)이었는데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좀 의아했죠. 처음에는 겁이 났어요. ‘나가면 커밍아웃이다. 다 알려지는 거다‘ 생각해서 그냥 애인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행사 끝나면 기다렸다가 같이 만나서 가고 그랬네요.

그러다 우연히 시청 쪽에도 갔는데 시청농성을 보았어요. 친구사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앞에 서있는 걸 보고 ‘저 사람들은 두려움이 없나? 커밍아웃이나 타인들의 시선 같은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에 울컥한 거예요. 창문 아래서 바라보는 그 모습에. 그래서 한 번 가볼까 해서 따라 나갔고, 거기서 애인에게 “나도 왔다”며 같이 농성을 했던 거죠. 그때는 LGBT 연대였잖아요. 그 모습이 특별하게 보였던 것 같아요. 게이만 모이고 레즈만 모인 게 아니라 다 모인 것을 저는 처음 봤거든요. 바이도 처음보고 레즈도 처음 본거라 특별했던 것 같아요, 신기하기도 하고. 근데 지쳐 있는 모습이 아니라 으샤으샤하는 모습이 멋져서 그때 ‘아 나도 이런 단체에 속해볼까?’ 해서 친구사이에 나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주누: 다른 퀴어를 처음 보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퀴어퍼레이드 같은 행사에는 그 전에 나가보지 않으셨던 거예요?

카노: 네. 그 전에는 홍석천씨 같은 유명인사들, 아니면 흔히 미디어나 이런데 나오는 모습들만 보아서 직접 얘기하고 그런 게 신기했어요.

이브리: 제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카노님은 크로스드레서는 아니시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도 CD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괜찮았나요?

카노: 그 모임은 CD 모임이기도 했지만, ‘CD를 사랑하는 러버’라는 이름의 모임이어서 괜찮았어요.

이브리: 그러면 거기서 카노님은 ‘러버’로 통하는 멤버였나요?

카노: 사실 러버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명칭은 상관이 없었어요. 그냥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 친구사이에서의 활동을 고민하며

이브리: 그러던 중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1994년 2월 결성) 활동을 하게 된 거죠? 친구사이 활동을 하면서는 고민이 많으셨다고도 들었어요.

카노: 네, 맞아요. 어느 날 뒷풀이 자리가 있어서, 저는 함께 연대 활동도 했고 다른 사람들의 얘기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들떠 있었어요. 근데 그 자리에서 어떤 유명한 감독님이 저보고 “게이가 아닌데 이 자리에 왜 있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브리: 본인의 정체성을 그 전에 밝히셨던 거예요?

카노: 네. 저랑 면식이 있던 사람들은 하나하나 설명하기 귀찮아서 “얜 누구냐?”는 질문에 그냥 “아 얘는 누구랑 만나고 있는 애다” 하고 말했더니, “그럼 게이가 아닌데 왜 여기 있어?” 이런 반응이 나온 거예요.

주누: 만나고 있는 상대방의 성별을 가지고 카노님을 판단하신 거군요.

카노: 그래서 저는 충격을 받았죠. 방금 전까지 시청에서 함께 연대했는데 여기서 바로 차별이… 그날은 충격을 먹고 이런 데 다시는 안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에 돌아왔어요.

주누: 그때의 분위기가 그 자리에서 나가라는 정도였나요?

카노: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죠. 근데 두세차례 더 말이 오고 가다가 “안 가?” 이렇게 나왔고요.

이브리: 주위사람들이 말리지도 않았나 보네요.

카노: 네, 그것도 충격이었어요. 저를 알고있던 몇몇 분들만 그 감독님에게 “아, 형 왜 그래… 곧 있으면 갈 거래” 하고 얼버무리긴 했죠. 그것도 저한테는 충격이었어요.

이브리: 그래도 지금은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카노: 네, 애인이랑 저랑 가까운 분들이 ‘책읽당’이라고 책을 읽는 소모임을 가지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고 그 분들한테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런 소리 들었다고 우리와 멀어지려고 하냐, 너 자신으로 당당하게 살아라” 하시면서 아낌없이 격려해주셨고 어차피 그런 얘기를 했던 그 사람들은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냥 나오라고 해서 다시 모임을 나가다가 1월부터 정식으로 활동하게 됐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소모임 ‘책읽당’ 웹자보_ facebook.com/7942bookparty


주누: 실제로 친구사이 안에 게이가 아닌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지 않나요?

카노: 제가 알기로는 몇 분 안돼요. 저랑 전 애인, 그 외에 바이이신 분들이 잠깐 몇 분 계셨는데 그 외에는 다 게이예요.

이브리: 그러면 전 애인 분은 게이가 아니시니까, 그 분도 그런 말을 들으셨을 것 같은데요?

카노: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얘기를 안 했어요. 충격이 커서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정도라서요. 물론 단체 내 몇몇 형들이 차별을 겪은 일이 있으면 얘기를 하라고 해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고 그때 대신 사과를 해주셨어요. 사실 친구사이 활동을 하지만 소모임 활동만 하니 단체모임에 가면 저를 잘 모르세요. 그래서 저보고 “정체성이 뭐야, 여자 애인 만나니까 일반(*비성소수자)이야?” 하면서 질문을 하죠. 근데 한 번 데이고 나서는 그것 자체가 겁이 나는 거예요. 제 얘기를 하면 혐오를 드러낼 까봐. 근데 계속 물어봐서 결국 얘기를 하면 “너 바이아냐?”하면서 자기들끼리 여러 가지 추측을 하시더라고요.

이브리: 어떤 이미지가 있었나요?

카노: “바이거나, 일반이거나. 걔(애인)는 여자니까.” 그렇게 얘기를 하시길래 제가 범성애자라고 하니까 거기서 또 “그게 뭐야?”라면서 범성애자에 대한 개념 자체가 매우 부족한 거예요. 인권단체 사람들이면 많이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뭐야” 이런 반응이었고 아직 저도 잘 모르는데 인터넷에 보고 이게 맞는 거 같아서 정체화를 했다고 하니 사람들은 “그럼 바이 같은데?” 했죠. 주위에서는 또 바이가 박쥐라는 편견을 드러내기도 해서 가능하면 제 정체성을 감췄어요. 당시엔 종로에 나가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났던 것도 아니니까. 근데 어쩌다 보니 전 애인이랑 헤어지고 애인이 없으니까 붕 뜨는 거예요. 내가 여기 계속 있어도 되나 고민하다가 마침 아이다호(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매해 5월 17일) 프로젝트가 있었고 형들이 행사에 참여해보라고 권하셨어요. 맨날 소모임 울타리 안에만 있고 내가 나가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고민만 하다가, 이제는 좀 나가고 싶다, 드러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정체성에 대해서도 먼저 말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좀 더 활동적이게 됐죠.

주누: 실제로 트랜스젠더인데 아직 트랜지션을 하지 않았거나, 안 하기로 결정하시고도 오랫동안 친구사이에 참여했던 분들이 꽤 계셨다고 알고 있어요. 게이가 아닌 정체성으로 참여하신 분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들려주신 이야기에서는 모임 자리에서 게이가 아닌 다른 구성원을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들리네요.

카노: 트랜스젠더 분들이 연대하는 경우는 많은데 저는 특이한 케이스였어요. 트랜스젠더의 애인으로 왔고, 또 생소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신기하게 바라보신 거죠.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활동하고 있고.

이브리: 본인이 범성애자라고 이야기기하신 건가요? 친구사이 안에서 커밍아웃 하셨을 땐 어떤 반응이었어요?

카노: 각자 본인들이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었어요. 저를 두고 여기서 연애하다 질리면 넘어가서 결혼하고 잘 살 사람이겠구나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너무 모르니까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분들도 있고. “이야, 바텀이야? 잠자리 어떻게 해?” 등등..

주누: 지난 인터뷰 때 잡식이라는 표현을 쓰신 점이 인상 깊었어요. 게이 커뮤니티 안의 용어들이나 문화가 있을 텐데 처음엔 어떠셨어요?

카노: 다 처음 듣는 말들이고. 되게 중요하게 의미를 부여하니까 그게 좀 놀라웠죠. 솔직히 그런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빴어요. 여기서 탑은 굉장히 떠받드는 존재인데, 대부분이 바텀이라 탑이 한 명 들어오면 그 탑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요. 그래서 바텀이면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지는 거죠. 이 안에서도 차별하는게 있어서 그게 좋지는 않았죠. 저는 굳이 구분하자면 탑인데 남자와 자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도 자기들이 먼저 탑으로 정해줘요. 그나마 해본 게 탑 역할이니까. 내가 아직 경험도 없는데 주변에서 탑이래서 탑인가보다 하고, 탑이라고 밝혔더니 주변에서 반응이 되게 좋은 거예요.

이브리: 그러면 그런 용어를 정하지 않고 ‘아무렴 어때’라고 하는 사람은 없나요?

카노: 당연히 있어요. 그게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사람도 있고, 정하지 않고 서로에게 맞춰가며 만나는 게 가장 좋다는 올(all)이라는 사람도 있죠.

◆ 소속감의 상실과 두려움

이브리: 인터뷰에 앞서 메일로 질문을 나누면서 ‘무지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무지에 대한 것인가요?

카노: 우선 퀴어에 대한 무지가 있어요. 나의 정체성이나 타인의 정체성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으니까… 커뮤니티나 모임을 나가면 제가 모르고 뱉는 말이 있더라구요. 저 말고도 모임 안에서 여성비하나 다른 소수자에 대한 비하가 되게 심해서 물어봤더니 형들은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대답하더라고요. ‘뽈록이(*여성을 비하, 대상화하여 지칭하는 은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다른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담긴 용어들을 자기도 모르게 써왔고, 아무렇지 않게 쓰지만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 말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무서워 지는 거예요.

책읽당 사람들은 인권의식도 강하고 다들 똑똑해요. 그래서 퀴어 용어나 대화를 할 때 조심스러운데 저는 27년을 일반 스트레이트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용어도 서툴고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그러면 안 돼, 차별적인 말이야”라는 말을 들을 까봐 무서운 거죠. 팬섹슈얼이라고 정체화를 하긴 했지만 커뮤니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많은 거예요. 그래서 가끔씩, 게이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면 단체 타이틀이 게이 인권이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저는 포지션이 애매하더라고요. 다른 커뮤니티도 알아봤는데 다른 커뮤니티는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 계속 여기 있어야 하나 고민이 남아요. 물론 싫은 건 아닌데, 그래도 다른 건 다른 거잖아요. 안 맞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근데 나 혼자 계속 모른 채로, 타협하는 것처럼 들어와 있는 것도 과연 맞는 걸까 싶어요. 언젠가는 분명히 서로 안 맞는 부분 때문에 틀어질 수 있는데 그러면 나는 어디로 가야하지? 어디에 얘기를 해야하지? 이런 부분이 조금 걱정 되죠.

이브리: 예전처럼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전으로는 돌아가기 싫고, 커뮤니티가 필요한데 여기가 딱 맞는지는 모르겠다는 상황이신 걸까요.

주누: 친구사이에서는 지금 책읽당 소모임만 하고 계신 거예요?

카노: 아뇨, 지금은 책읽당도 하고 지보이스 합창단도 해보고 있어요. 원래는 올해(2016)까지 할 수 있는 활동을 다 해보고 그 다음에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당분간 쉬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올해 퀴퍼 기획도 해보고, 트럭에도 올라가보고, 지보이스도 하고, 책읽당도 하고, 많이 해봤는데 그러다 보니까 방전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좀 더, 나는 나중에 어디로 가야하나, 내 얘기를 터놓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깊어 졌어요.


내 최초의 게이코러스인 ‘G_Voice’의 뮤지컬 다큐멘터리 영화, <위켄즈> 포스터_ chingusai.net/xe/notice/485307


이브리: 다른 바이섹슈얼들을 만나서 얘기해보신 적은 있으신 가요?

카노: 네, 가끔 친구사이 신입회원들 중에 바이 분들도 계시긴 해요. 대부분 행성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같은 다른 단체 활동하다가 가끔 오시는 경우이고 지속적으로 오시지는 않아요.

이브리: 그럼 성소수자 안에서도 소수자라고 느끼시나요?

카노: 분명히 이 단체는 누가 와도 다 환영해요. 그치만 제가 만약 다른 분들처럼 나 혼자 이 단체에 들어왔다면 섞일 만한 지점이 없는 거예요. 그나마 저는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왔고, 그 안에서 천천히 알게 된 케이스지만, 게이가 아닌 다른 분들은 인권단체라고 해서 처음 들어왔는데 그 안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게이이다 보니 불편하거나 상처 되는 말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지속적으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거예요. 저도 처음부터 혼자 모임에 갔다면 그냥 ‘저도 게이예요’ 하면서 몰래 활동했을 것 같거든요.

이브리: 실제로 친구사이 내에 그런 분들도 계실까요?

카노: 거쳐가는 분들은 많은데 정말로 감추고 왔다가 소위 물 보고 나가시는 분들은 있을 수 있겠죠. 근데 제가 봤던 분들은 모두 바이고, 범성애자고, 퀘스쳐너리라고 얘기하시고 있다가 나가신 분들이었어요.

주누: 친구사이라는 공간이 시스젠더 남성이 아닌 남성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스쳐 지나갔던 다른 분들과 얘기를 나누신 적이 있으신가요?

카노: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친구사이에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지금은 회원지원팀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뭔가 이번 연도는 하얗게 불태우고 싶었어요… 점점 내 정체성을 누구에게 얘기하는 것도,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도 귀찮아지고. 내가 이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꼭 정체성이 맞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드니까. 정체성 때문에 거리를 두는 분들은 제가 아예 밀어내는 편이에요.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진행 - 이브리, 주누, 혜진
*녹취록 작성 - 혜진
*인터뷰 편집 - 셀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