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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4호] 가족?!?

[여는 글] 또 늦었습니다

첫 발행 당시 야심차게 반년간 발행을 기획했던 웹진 바이모임은, 2015년 11월에 발간된 3호를 마지막으로 꽤 오랫동안 잠잠했습니다. 그 사이에 아쉽게도 잇을 님이 편집팀을 떠났고, 무명, 셀프, 혜진 님께서 편집팀에 새로 합류했음에도 마감은 늘어지고 늘어졌습니다. 우리에겐 각자의 바쁜 생활과 해야만 하는 일들이 쌓여 있었다지만, 그런 말이 변명이 될 수는 없겠지요. 면목 없습니다. 어쨌든, 늦게나마 바이모임은 4호로 돌아왔습니다. 웹진에 참여해 주신 분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그 누구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과, 혹시 누군가 읽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언제나처럼 안고서요.


이번 4호의 키워드는 ‘가족’이었습니다만, 웹진의 제목은 ‘가족’이 아니라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가족이고 무엇이 아닌지, 우리는 무엇을 가족의 구성요건으로 여기는지, 가족은 왜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은지, 바이섹슈얼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할 때 이번호 웹진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동시에 이 한 호로 다 다룰 수는 없는 수많은 ‘가족’ 이야기가 앞으로 계속 세상에 나오길 바랍니다.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일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을 보내주신 바람박쥐 님, "바이섹슈얼 여자는 결국 남자와 결혼하잖아"라는, 성적소수자 커뮤니티에서 흔한 말을 혐오와 연결시켜 고찰해주신 루인 님, 작가 르 귄이 창조한 세계를 통해 ‘다른’ 결혼에 대한 상상력을 우리에게 건네주신 보배 님, 별의 궤도에 빗대어 인생의 궤도를 성찰하고 공유해주신 무명 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번 호에는 편집팀의 말 이외에 다양한 발화를 담는 데 주력하여, 네 편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있습니다. 오랜 기간 활동을 지속한 베테랑 바이섹슈얼 활동가 캔디 님의 인터뷰, 정체성과 창작활동의 연결지점을 드러내 주셔서 더욱 흥미로운 도아 님의 인터뷰와 그림 작품, 이성 간 연애중인 바이섹슈얼 비혼주의자로서의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는 당고 님의 인터뷰, 범성애자로 정체화하면서 동성애 중심적 커뮤니티의 활동에서 얻는 위로와 곤란을 말씀해주신 카노 님의 인터뷰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최초로 지자체에 등록된 동성 커플이 된 마스하라 히로코 님과 히가시 코유키 님도 이번호 웹진에 인터뷰를 실어주셨습니다. 일본 여성가극의 팬이거나 일본의 가족구성권 의제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더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각 글과 인터뷰에는 이렇게만 요약할 수 없는, 훨씬 많은 내용이 들어있기에 이렇게 간단하게 적는 것이 부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귀중한 시간을 내어 기고를 쓰고 그리고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각 글과 작품을 소개드리고자 함이니 부디 직접 읽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웹진에 기여해 주시고 읽어 주시고, 의견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우리는 네 번째 걸음을 떼겠습니다.


*글-고양이 숭배자 이브리



*이 웹진은 비온뒤무지개재단 이창국퀴어연구기금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